팔란티어
ChatGPT, Gemini, Claude AI, DeepSeek, Perplexity, LLaMA 중 하나라도 들어본 적 있다면, 당신은 AI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AI를 통해 ‘일상이 바뀌는’ 경험을 해본 적 있는가?
사실 지금 대부분은 AI를 검색용, 정보 요약용, 과제 대행용으로 쓴다. 이런 경우 우리는 AI를 단순한 ‘생산성 향상 도구’로 본다. 신기하고 유용하긴 하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없어도 사는 데 큰 지장은 없다.
( 밥 먹는 데 돈 보태주는 AI면 좀 얘기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
그런데, 팔란티어는 좀 다르다.
Palantir Technologies Inc.는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만드는 기업이다. 2003년, 피터 틸(Peter Thiel), 알렉스 카프(Alex Karp), 스티븐 코헨(Stephen Cohen), 조 론스데일(Joe Lonsdale)에 의해 설립되었고 미국 콜로라도에 본사를 두고 있다. 여기서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라고 하니 감이 잘 안 잡힐 수도 있다. 쉽게 말하면, 원래라면 직원 1000명이 달라붙어 몇 달 동안 해야 하는 일을 1초 만에 끝낼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다.
그리고 중요한 점 하나.
팔란티어는 엄밀히 ‘AI 회사’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지금까지는 데이터 분석 플랫폼 기업이었고, 이제야 본격적으로 AI를 품은 의사결정 시스템을 제작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으로 인간의 의사결정을 도와주는걸 넘어, AI가 분석하고 판단까지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팔란티어는 데이터 분석과 AI를 실생활에 도입하기위해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구현해온 기업이다.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사례가 있다.
“수많은 주택담보대출 사기 사건 중 두 건을 밝히는 데 60일이 걸렸습니다.
근데 팔란티어를 쓰니 10초 만에 가능했죠. 정말 미쳤죠.”
– Fannie Mae-
이제 조금 감이 오는가?
팔란티어의 기술은 단순한 정보기술 수준을 넘어서, 현실의 속도와 방향을 바꾸는 수준이다.
고객층도 범상치 않다. 2020년, 영국 NHS¹와 함께 코로나19 확산 예측에 참여했고, 미 육군 작전사령부, 우크라이나 전쟁 전략 분석, 수많은 민간 헤지펀드, 은행 등에서 팔란티어의 플랫폼을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
팔란티어의 사례를 통해 AI가 현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일상이 바뀌는 경험’이 가능해지는 걸까? 크게 개인, 국가, 국제적 관점에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개인적 관점: “AI가 일자리를 없애는 걸까?”
가장 먼저 주목할 부분은 일자리다. Fannie Mae 인용구에서 보았듯, 어떤 일을 처리하는 데 수많은 노동력이 필요 없을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AI가 특정 직업군을 “대체”한다기보다, 모든 직업의 기본 장비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선생님, 판사, 엔지니어처럼 특정한 직업군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직업군의 기본 바탕이 된다는 것은 쉽게 말해 말단직원은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AI를 ‘잘 쓰는 사람’이 유리하게 살아남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일을 능동적으로 하는 사람’이 살아남을 것이다.
국가적 관점: “행정은 더 빨라지고, 더 복잡해진다”
국가 차원에서는 가장 먼저 행정속도의 비약적 향상이 기대된다. 지금은 한 가지 일에 대해 승인 → 검토 → 재승인 → 보고… 이런 복잡한 절차가 붙는데, AI 기반 시스템은 이런 경로를 단축시킬 수 있다. 단순히 빠르다는 걸 넘어서, 국가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지금껏 국가는 ‘표준화’를 전제로 제도를 설계해왔다. 관리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AI에 기반한 행정 시스템이 등장하면 복잡한 정책도 관리 가능하므로, ‘개인 맞춤형 정책’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개인 맞춤형 국민연금” 같은 것을 기대해볼 수 있다.
국제적 관점: “전쟁은 전략 싸움”
팔란티어가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군사 전략이다. 팔란티어 고담(Palantir Gotham)², 팔란티어 타이탄(Palantir TITAN)³같은 프로그램은 이미 여러 국가에서 AI 기반 작전 알고리즘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통적인 전쟁 방식이 아닌, 데이터 기반 전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전쟁을 자원 중심이 아닌 지능 중심으로 바꾸고, 더욱 치밀한 싸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무기가 아닌 전략과 정보로 승부하는 시대가 열린다면, 더 적은 희생으로 더 많은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전쟁 없는 세상이 최고다. 내일 아침에 집이 없어지고 도망가는 신세라면 정말 끔찍하다.
‣ 팔란티어 타이탄(Palantir TITAN)
어떤 형식으로든 세상은 변하고 있다.
팔란티어는 이 변화의 한복판에서, AI를 보여주는 걸 넘어 현실에 적용시키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AI기술은 새로운 유행이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과 살아가는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다. 어쩌면 개인, 국가, 국제 관계를 재정의 할 수 있는 힘이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살아가는 삶에 지금 당장 영향을 미치지 못해도 앞으로 천천히 스며들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 번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1) National Health Service ( NHS )는 영국의 공적 자금으로 운영되는 의료 시스템을 일컫는다.
2) Palantir Gotham은 Palantir의 방위 및 정보 소프트웨어이다. 경보, 공간 분석 및 예측 기능을 지원한다. 현재 우크라이나 군대가 사용하고 있다.
3) Palantir TITAN은 실시간 AI분석이 가능한 이동식 지상국 트럭이다. Palantir는 TITAN이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Q. 당신은 변화의 파도를 타고 있는가, 아니면 아직 구경만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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