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하는 생각(초고)

이 글은 학술적 글쓰기 초고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하루 종일 정보의 파도 속에 떠다닌다. 하지만 정보의 흐름을 우리가 선택하고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보고,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본다고 믿는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접하는 수많은 정보는 SNS 알고리즘¹이라는 보이지 않는 확률적 체계에 의해 선별되고 배열되어 제공된다. 이 알고리즘은 단순히 보여주기를 넘어서, 인간의 사고방식 자체를 설계하고 유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글은 SNS 알고리즘이 인간의 자율적 사고를 어떻게 억압하는지를 탐구하고, 그러한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보를 스스로 선택하는 습관’을 기르자는 주장을 말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을 사용하는 방식, 그리고 인간의 심리를 설계에 활용하는 구조에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자율적 사고란 단순한 정보 처리 능력이 아닌, 개념을 만들고 구성하며 판단하고 추리하는 형태의 사고방식이다. 우리가 자율적으로 사고하려면 ‘정보를 고르는 주체’로서 행동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알고리즘 구조는 그러한 주체성을 점점 무디게 만든다.

특히 TikTok, YouTube Shorts, Instagram Reels 같은 짧은 영상 플랫폼은 이 문제를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들은 대부분 무한 스크롤과 자동 재생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용자가 하나의 콘텐츠를 본 직후 다음 콘텐츠가 자동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사용자는 정보를 탐색하지 않고, 오직 소비한다. 사용자의 클릭 기록, 시청 시간, 반응 패턴에 따라 점점 더 유사하고 자극적인 내용이 추천되며, 이는 정보의 다양성을 제한할 뿐 아니라 깊이 있는 생각과 질문의 기회를 현저히 줄인다.

이러한 플랫폼 구조는 인간의 도파민 시스템과 맞물려 있다. 즉각적 보상에 반응하는 뇌의 특성을 활용하여, 빠르게 전환되는 영상과 맞춤형 자극은 뇌에 반복적인 쾌감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점점 더 깊은 사고보다는 즉각적인 반응을 추구하게 되고, 이는 사고력 저하와 판단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구조는 일종의 '디지털 슬롯머신'²이다. 카지노에서 인간이 레버를 당기듯, 알고리즘 영상 속에서 인간은 엄지손가락을 움직일 뿐이다. 구조는 단순하고 보상은 자극적이며, 그 결과는 사고의 마비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은 알고리즘 자체가 아니다. 알고리즘은 단지 코드이자 도구일 뿐이다. 문제는 그것을 설계하고 사용하는 방식, 그리고 인간의 심리를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구조에 있다. Google과 Meta³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은 사용자 경험 향상이라는 목적으로 자사의 앱 체류 시간을 증가시키고 이탈률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설계해왔다. 이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기 위해 두가지 책의 내용을 인용할 것이다. 먼저 『디자인 트랩』은 이러한 사용자의 선택을 설계자가 어떻게 유도하는지 분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음으로 『넛지: 파이널 에디션』은 사소한 구조 설계가 인간의 행동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알고리즘은 이 두 가지 책이 설명하는 내용과 유사점이 많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흐름에 저항할 수 있을까? 핵심은 ‘정보를 선택하는 습관’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율적 사고를 위해 우리는 정보를 스스로 찾는 훈련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옷을 살 때 인플루언서의 추천 영상이나 인터넷 쇼핑몰이 추천한 선택지를 따라 제품을 고르곤 한다. 이때 우리는 정보를 고른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선택지를 받아들인 것이다. 반면, 내가 직접 보그(Vogue)나 특정 디자이너 브랜드를 검색해 옷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 기준을 바탕으로 온라인에서 제품을 고른다면, 이때 비로소 정보에 직접 접근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 정보를 스스로 판단하고 연결하는 사고의 과정이다. 결국 알고리즘에 끌려가는 소비자에서, 정보의 주인이 되는 인간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앞으로 작성할 학술적 글쓰기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조로 내용을 전개할 예정이다. 첫째, SNS 알고리즘의 작동 원리와 맞춤형 정보 제공 방식, 특히 짧은 영상 플랫폼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둘째, 이러한 알고리즘 기반 구조가 인간의 사고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다. 셋째, 플랫폼 기업들이 알고리즘을 어떻게 설계하며, 그 과정에서 사용자 심리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지 탐구한다. 넷째,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선택하는 습관'의 중요성을 실천적 관점에서 제안한다.

이 글은 알고리즘의 부정적 영향을 중심으로 서술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또한 실제 데이터를 활용하기보다는 이론 중심의 분석이라는 점에서도 현실의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글의 목적은 알고리즘을 완전히 거부하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알고리즘이라는 기술을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이용해, 사고의 주체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제안하는 데 있다. 우리는 정보를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스스로 생각하는 존재가 될 수 있는 저항의 시작이다.


1) SNS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취향, 활동 패턴 등을 분석하여 각 사용자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2) 슬롯머신은 도박기계의 형태 중 하나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박의 기회를 제공한다.

3) 2021년 10월 28일 Facebook, Inc.는 Meta를 새로운 회사명으로 지정했다.

4) 윤재영, 『디자인 트랩』

5) 리처드 탈러 · 캐스 선스타인, 이경식 옮김, 『넛지: 파이널 에디션』

6) 인플루언서란 소셜 미디어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7) 보그(Vogue)는 패션, 미용, 문화등 많은 주제를 다루는 미국의 월간 패션잡지이다.


Q. 오늘 하루 인터넷에서 당신이 선택한 행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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