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 고르기

책을 읽는 습관은 매우 바람직하다. 굳이 두껍고 어려운 책일 필요는 없다. 만화책이나 그림책처럼 가벼운 책도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독서의 가장 큰 문제는 ‘생각 없이 읽는다’는 점이다. 서점에서 심사숙고 끝에 책을 골라 구매해도, 막상 두 페이지쯤 읽고 나면 유튜브로 손이 간다.

나는 그 이유를 두 가지로 본다.

 

첫째, 책을 읽기 전부터 궁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소에 어떤 주제가 궁금하거나 알고 싶은 마음이 있어 서점에 가는 경우, 책을 고르기도 수월하고 구매 후에도 자연스럽게 읽게 된다. 이는 “궁금증 → 책 구매 → 독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다. 반면 ‘서점에 왔으니 그냥 하나 사볼까’ 하는 식으로 책을 고르면, 그 책은 읽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내가 그렇다.) 따라서 좋은 독서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자주 궁금해하고, 그 궁금증을 바탕으로 책을 찾아 읽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이성에 관심이 있다면, 관련된 책을 읽어보는 것이다. 궁금해야 읽게 된다!

둘째, 무엇을 사야 할지 모르는 경우다.

아무리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사도, 내용이 진부하거나 내가 원하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그 책은 결국 창고행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목을 보고, 목차를 훑고, 몇 페이지 넘겨보고, 맨 뒤 표지 글이나 띠지에 적힌 문구를 읽은 뒤 책을 고른다. 나 역시 그렇게 한다. 이 방법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만의 기준으로 책을 고르는 법을 한 번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책 고르는 기준에 대해 내가 생각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내가 책을 고르는 기준

1. 표지가 예쁜 책을 고른다.
책의 표지가 예쁘다는 것은 출판사가 그만큼 정성을 들였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높다. 디자인에 신경 쓴 책은 대체로 대중성을 고려한 경우가 많고, 내용 또한 비교적 쉽게 읽히는 경우가 많다.


2. 제목이 단순하면서 은유적인 책을 선호한다.
좋은 책들은 제목이 길거나 설명적이기보다는, 짧고 상징적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디케의 눈물, 밤의 사색처럼 시적인 느낌의 제목은 그 자체로 깊이 있는 내용을 암시한다.


3. 제목이 질문인 책은 GOAT(최고)일 확률이 높다.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이 정의인가처럼 제목이 곧바로 질문 형식인 책은, 저자의 수많은 고민 끝에 나온 도서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책들은 독자의 사고를 직접적으로 자극한다.

4. 저자의 유명세에 휘둘리지 않는다.
유명한 저자의 책이라고 해서 반드시 내게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철학적이거나 난해해서 끝까지 읽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책을 고를 때는 저자보다도 ‘내 궁금증에 답하는가’를 우선시해야 한다.

 

이 네 가지 기준을 만족하는 책은 경험상 목차도 잘 짜여 있고, 내용 또한 만족스러운 경우가 많았다.

내가 피하는 책

자기계발서는 거른다.
여기서 말하는 자기계발서는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이런 습관은 버려라” 같은 조언 중심의 책을 말한다. 이런 류의 책이 무조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타인의 성공 경험을 일방적으로 따르라는 식의 글은 읽는 사람에게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진정한 자기계발은 책을 읽어 궁금증을 해소하는 행위 자체라고 생각한다.


트렌드, 부동산, 재테크류 책도 피한다.
예를 들어 2025 트렌드 같은 책은 시간적으로 뒤처진 정보를 제공한다. 예시로 2025년에 트렌드인 것은 2024년에 사람들이 고민한 결과이다. 트렌드란 본질적으로 과거의 고민에서 나온 결과이기에, 그걸 뒤쫓는 것은 복기다. 이건 마치 에피메테우스¹가 되는 셈이다. 더하여 부동산, 재테크 같은 책들도 대부분은 실질적 정보보다는 막연한 기대를 자극하는 데 그치고, 내용 자체도 딱히 흥미롭지 않다. 재미도 없고, 방향성도 흐리다.

정리하자면, 책을 잘 읽기 위해선 그냥 많이 읽는 것보다 궁금한 걸 따라 책을 고르는 게 더 중요하다. 나는 궁금한 게 있을 때 책을 잘 읽게 되고, 그래서 책을 고를 때도 나만의 기준을 갖고 있다. 예쁜 표지, 단순하고 은유적인 제목, 질문형 제목은 대체로 믿을 만했다. 반대로, 성공하는 법이나 트렌드처럼 누가 뭐 하라고 정해주는 책은 재미도 없고 마음도 안 끌려서 피하게 된다. 결국 책은 나를 자극하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오래 남는다. 궁금한 걸 따라가다 보면, 독서도 자연스럽게 습관이 된다.


Q. 당신만의 좋은 책 고르는 법은?

고민해보세요

Previous
Previous

차별-인정

Next
Next

재미있는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