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선거공보
다가오는 6월 3일은 제21대 대통령 선거이다. 나는 이제 스무 살이고 놀랍게도 대통령 선거가 처음이다! 내가 행사한 투표가 선거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기에 후보자들의 공약에 대해 조금씩 알아보고 있다. 그러던 도중 내 눈을 사로잡은 간행물이 있었다. 바로 책자형 선거공보이다. 선거기간이 되면 봉투에 담겨 집으로 날아오는 친구인데 사실 평소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나에게 투표권이 있고 읽어 봄으로써 후보자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들여다보았다. 신기하게도 후보자마다 특징적인 부분이 있었고, 재미있는 내용도 있어서 여러분에게 소개해 보고자 한다.
일단 내용을 소개하기 전에 잠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책자형 선거공보에서 나에게 흥미롭게 다가오는 내용을 가진 후보만 소개하려 한다. 또한 소개 순서는 책자형 선거공보에 적힌 숫자 기호에 따라 나열할 것이다. 특정 후보가 없다고 내가 싫어하는 게 아니니 너그럽게 봐주길 바란다.
먼저 기호 1번 이재명 후보에 대해 알아보자. 일단 가장 큰 특징은 전체적으로 자신감이 돋보인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지금은 이재명” 표어가 적힌 페이지이다. 다른 후보와 다르게 자신의 이름을 표어에 집어넣었다. 나에게는 이런 느낌으로 다가왔다. “긴 말이 필요해? 나 이재명이야” 엄청난 자신감이다. 또한 성큼성큼 걸어오는 자세에서 후보의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다.
다음으로 기호 2번 김문수 후보이다. 김문수 후보 책자에는 1페이지를 통으로 차지하고 있는 정책이 있다. 바로 GTX 전국 확대 추진 정책이다. 다른 후보들의 책자에는 없고 유일하게 김문수 후보만 강조하고 있는 것이 인상 깊었다. 나는 사실 정책의 세부 요소는 잘 모른다. 그러나 이 후보가 열차 노선 도해까지 보여주면서 이야기하는 걸 보면 정말로 하고 싶은 정책으로 보인다.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것이니 좋은 정책으로 느껴진다.
GTX 노선도
개인적으로 수도권 주변에 노선이 많은게 아쉽다.
세 번째로 가장 인상 깊었던 후보인 기호 3번 이준석 후보이다. 홍보 책자 특성상 대부분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무슨 공약을 할 건가 보여주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같은 거대 정당의 홍보물은 페이지 수도 많고 열심히 꾸민 티가 난다. 그 가운데 이준석 후보의 책자형 선거공보에는 편지가 적혀 있다. 편지 형식은 진심이 느껴진다는 점에서 때론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글의 내용은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정치의 세대교체를 제안하는 글이며, 법률가 중심의 정치를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정보기술이 모든 분야에 기반이 되는 현재, 법률가 중심의 정치를 벗어나겠다는 주장은 신빙성 있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아쉬움이 남았던 기호 4번 권영국 후보이다. 아쉬움이 있었던 이유는 자신의 장점을 선거공보 안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세히 설명해 보자면, 먼저 권영국 후보의 장점은 소명서에서 볼 수 있다. “노동조합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되어 투쟁”, “세월호 참사 집회 현장에서 인권침해 감시단 활동을 하다가 경찰과 충돌” 등 약자의 편에서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그러나 이 좋은 장점을 선거공보 뒤에 아주 작게 적어 놓았다! ‘더 크게 적어두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권영국 후보의 특징인 저항성이 잘 표현되는 부분이다.
이외 다른 후보들의 책자형 선거공보에는 특징적인 부분이 보이지 않아 넘어가겠다.
투표권을 가지고 바라보는 대통령 선거공보는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누군가는 이름 하나로 자신감을 말했고, 누군가는 지도 하나로 의지를 보여줬다. 누군가는 편지 한 장으로 진심을 전했고, 누군가는 약자를 생각하는 신념을 담았다. 얇은 책자였지만, 그 안에는 각자의 생각과 정치 철학이 담겨 있었다.
투표는 단순히 ‘좋은 사람 뽑기’가 아닌 것 같다. 내가 어떤 삶을 원하고, 어떤 방식의 변화에 기대를 거는지를 선택하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6월 3일, 모두 소중한 한 표 던지기를!
Q. 이번 선거 이후 대통령의 집무실은 어디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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